201705. 한국설계학회. 독수리학교 Eagle Christian School
 

독수리학교는 기독교 대안학교이다. 대안학교의 특성 상, 교실 외에도 모임을 위한 여러 공간을 필요로 했고, 특히 이전 교사에는 없었던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는 강당과 도서관, 식당 같은 대공간에 대한 염원이 컸다. 하지만, 대지는 건폐율 제한과 높이 제한 때문에, 지상에 큰 규모의 공간을 놓기는 어려운 조건이었다. 게다가 대지조건에서 특별했던 점은 주택개발단지의 끝단에 쿨데삭(cul-de-sac) 도로를 중심으로 놓인 일련의 4개 필지 공동개발이라는 점이었다.

우선, 학교의 프로그램이 충분히 지상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조건을 역으로 이용하고자 했다. 쿨데삭을 중심으로 건물을 배치하여, 학교의 중심을 이루는 큰 마당 역할을 쿨데삭 공간이 대신하도록 했다. 또한 불가피한 지하개발에는 여러 개의 썬큰(sunken)을 놓아 크고 작은 만남이 일어나는 작은 마당이 되도록 하였다. 각 썬큰 공간은 지상에 부족한 공용공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각 동()의 연계를 위한 중심공간의 성격을 띤다. 물론 지하층의 환기 및 채광 등 환경 개선을 위한 목적을 수행하고 있다.

학교 공간에서 학습이 일어나는 교실도 중요하지만, 휴식과 교류의 공간인 복도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복도공간이 보다 밝고 생기있고 서로의 움직임이 바라보이는 공간이 되길 희망하였다. 큰 마당인 쿨데삭이 바라보이는 쪽으로 선형적 복도를 놓아 여러 시선의 관계망들이 생겨나게 하였다. 또한 복도에 매달려 돌출된 발코니 공간은 큰 마당을 향해 열려있으면서도, 각 개인의 개별성을 허락하는 공간으로 고려되었다. 복도에서 유리창 너머 각 층 간 학생들의 이동을 서로 볼 수 있고, 언제든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외부와 이야기 하는 등 직접 소통할 수 있다.

교실 쪽 입면에는 창호 모듈의 작은 변화로 금속과 목재패널의 리듬을 표현하였다. 이는 향후 내부 칸막이 벽 분할의 자유도를 위해 고려되었는데,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성장하는 대안학교의 커리큘럼에 따라, 교실 모듈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독수리학교는 여러 사람의 마음을 모아서 모금으로 지어진 학교이다. 한 장 한 장 쌓이며 지어지는 재료인 벽돌, 그 중에서도 시멘트 벽돌을 외장으로 선택하였다. 정갈한 사각형 매스를 덮는 시멘트벽돌의 겸손하고 수수한 외관이 대안학교의 정신을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반면에 실내의 지하 대강당에는 오히려 외장으로 쓰이는 붉은 파벽을, 식당에는 치장벽돌을 사용하였다. 외장의 날재료 시멘트 벽돌과 대조되며, 실내공간이지만 중요한 공간에는 외려 외부공간의 단단한 분위기로 마감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