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 공간SPACE. 구축으로서의 건축 Architecture as Tectonic Culture
 

강남, 동네
사무실을 개소하고 얼마 안되어 신사동과 논현동 안쪽에서 몇 개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연달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노후한 주택을 개조하여 사무실을 만들거나, 사무실을 다시 상점과 미용실로 만드는 성격의 프로젝트였다. 당시 작업을 진행하면서 강남 안쪽 동네의 모습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시원스레 뚫린 10차선 도산대로 뒤로 바로 이어지는 4m, 6m의 좁은 도로, 빼곡히 들어선 다세대들, 그 사이로 거센 민원과 심각한 주차난이 일상적인 곳이었다. 또한 과도한 지가상승으로 건물들은 너나없이 용도변경과 불법증축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처럼 강남의 동네는 빠른 변화를 겪어왔다. 조용하던 주택가에 상권이 스며들면서 노후한 집들이 개조되거나 허물어지고 순식간에 새로운 건물들이 생겨났다. 개발 초기의 작은 필지들은 상권 성장과 더불어 무작위로 합필 되었고, 거대하게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동시에, 합필에서 소외된 작은 땅들은 비대한 건물들 틈바구니에 끼어 여전히 존재한다. 이제, 더 높아진 지가와 임대료에 기대어, 그러한 작은 필지들도 독자적으로 고밀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도곡동, 역삼동, 논현동의 세 개의 근린생활시설은 같은 강남에 위치하지만 마주한 도시적 상황들은 조금씩 달랐다. 도곡동은 대로변 교차로, 역삼동은 블록 안쪽 상업지역, 논현동은 블록 안쪽에 주거와 상업의 경계부에 위치하였다. 마치 강남 블록을 바깥에서부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단면을 끊어 관찰하는 것 같았다.
도곡동 근린생활시설은 면하고 있는 30m, 25m 교차로의 차량 흐름을 고려하면 그리 크지 않은 대지였다. 건축주는 신축을 고려하고 있었으나, 미관지구 3m 후퇴선과 건폐율 50%를 고려하니 신축건물을 기존 건물의 규모보다 확연하게 크게 짓기 어려웠다. 때문에 노후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반면에 역삼동 근린생활시설은 거꾸로 리모델링을 고려하던 프로젝트가 신축 작업이 된 경우다. 건축주는 초기 투자비 절감을 고려해 기존의 다세대건물을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개조하는 것을 생각했었으나, 구조적으로 벽식 구조의 4층 다세대건물을 커다란 오픈 공간을 갖춘 상업시설로 만들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대지가 위치한 강남역 안쪽 블록의 포화된 상권으로 개발비용 환수나 건물매각에 비교적 유리했기에, 53평의 작은 대지임에도 오히려 신축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주변에 인접한 대다수 건물들도 비슷한 시기에 온통 새롭게 개조되거나 헐리며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편, 논현동 녹음스튜디오는 역삼동과 달리 아직은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는 도산대로 안쪽에 위치한다. 남향의 68평 모퉁이 대지는 일조 및 도로사선 이격 등에서 많이 불리하였다. 이격거리 제한에 한 치의 여유도 없을뿐더러, 주변 다세대주택과 근생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밀도 높은 주택가에 새로 짓는 근생공간을 어떻게 개입시킬 것인가를 생각해야 했다. 또한 건축주는 단지 임대수익이 목적이 아니고 자가사용의 목적이 더 컸기에 건축주 실사용 공간과 임대공간을 어떻게 분리 혹은 관계시킬 것인가도 고민이 필요했다.

다른 공간적 가치보다 경제 논리가 우선하는 강남 골목에 연면적 90~300평의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을 작업하면서 무엇보다 지속가능 하게 만들어야 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치열한 적자생존 속에서 건물의 성격이 정해졌고, 살아남기 위해서 더 적합하고 경쟁력 있는 해법을 찾아야 했다. 그런 관점에서 주변 맥락과의 충돌, 임대공간 구성과 프로그램 예측, 동선 유입과 외피의 설정방식 등을 스스로 질문하였다.

빠르게, 가볍게
상권이 성장하면 할수록 시간은 곧 비용이 된다. 때문에 대부분의 근생 설계에서는 시간 단축이 요구된다. 세 프로젝트 모두 설계 초기 단계에서 공기단축을 위한 고민이 있었고, 속도가 빠른 건식공사가 논의되었다.
역삼동은 설계 초기에 먼저 건물의 구조방식을 철골조로 정하였다. 철골공사는 상대적으로 공사비를 상승시켰지만, 공기 단축으로 인한 은행이자와 임대수익 차이가 그것을 상쇄할 수 있었다. 또한 입주가 결정된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는 준공 후 자체적으로 대규모 인테리어 공사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건축공사는 구조와 외피, 동선 정도로 한정되었다. 우선 철골조에 단순한 박스의 반복적 모듈로 접근했다. 외피도 단순히 구조 부재를 의도적으로 바깥으로 드러내어 직접적인 성격이 되고자 하였다. 외피에 사용된 다른 커튼월 재료들도 구조와 같이 모두 금속공사로 통일하였다.
도곡동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라 기존 건물과 새로 짓는 부분의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철골 캔틸레버 구조를 생각했다. 기존 건물의 무거움에 가볍고 투명한 철골조 스킨이 덧씌워지면서 과거와 현재가 대화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하였다. 비록 기존 건물이 건축적으로 가치있는 건물인지는 모르겠지만, 25년째 그 자리에서 도시의 변화를 감당한 건물을 도시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즐거움이 있었다. 기존의 건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가능한 가벼운 제스처를 하는 것이 여기서는 더 적절해 보였다.
반면, 논현동 스튜디오는 기존의 주거지에 개입하며 발생되는 충돌을 중재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주변 건물들처럼 벽돌을 사용하되 부분적으로 철골조를 섞어서 사용하였다. 철골조는 높이제한으로 인한 계단식 매스의 구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철골의 사용으로 무거운 기존 벽돌 건물들에 어떤 변화의 단초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상층의 반투명 유리박스와 주차장 기둥, 벽돌을 받쳐주는 금속 디테일들로, 주변 맥락을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조금은 다른 표정을 취하려 하였다.

철은 보다 가볍고 얇은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수단이다. 재료와 구조의 물리적 경량화는 시각적으로도 건물을 무게가 없는 추상적 오브제처럼 보이게 만든다. 철은 한편으론 합리적으로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재료이자, 다른 한편으론 비물질화된 건물을 만들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사실 지난 몇몇 작업에서도 빠르고 가벼운 구법에 대한 관심은 이미 있었던 것 같다. 용인주택(2010)과 와촌리 창고주택(2012)이 그러했다. 용인주택은 신도시 주택단지에 많이 세워지는 집장사들의 목조주택에서 그 가능성을 보아 적용한 경우이다. 1층의 콘크리트 기초에 목조부를 얹은 구조였는데, 가볍고 가공성이 좋은 목구조를 쓰면서 외장까지 그대로 적용하여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반면, 와촌리 창고주택은 주변의 우사나 창고처럼, 가벼운 경량철골조로 하였다. 공장주문, 현장조립으로 하루 만에 골조공사를 완성하였고, 지붕 트러스를 포함하여 현장작업은 모두 스크류 볼트 조립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외장도 골강판으로 스크류 마감해 구조와 외장의 접합 방식을 통일하였다. 두 경우에서, 빠르고 가벼운 구축의 가능성을 배웠다. 부재를 접합하는 디테일의 해결, 재료와 구조 방식의 통합, 나아가 내부 공간 시스템이 하나의 통합된 원칙으로 조율될 때, 여러 다른 차원의 고민들이 명쾌해지는 것을 보았다.

구축
콘크리트나 조적 등의 습식공법과 철골과 목조 등의 건식공법의 차이는 접합의 문제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콘크리트 건물이라고 해서 접합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철골이나 목구조 등의 가구식 건축에서는 부재와 부재 사이의 접합과 조립으로 '구축(Tectonics)'이라는 질문에 정면으로 만나게 된다.
구축은 재료와 그것의 모듈을 수단으로 건축적 구성요소를 만들고, 구조적인 체계를 세워 건축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확장되는 프로세스이고, 구축술 그 자체로서 건축적 표현의 큰 부분을 담당한다. 건축이 유형과 상징의 차원일 때, 구축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말지만, 구축은 건축의 실체일 뿐 아니라 건축물의 외부를 표상하며 사회를 반영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일상의 관찰에서 찾아낸 재료 및 유형의 인용과 변형을 통한 건물의 구축, 그리고 그 표현으로 도시와 관계 맺고자 하였다. 기존의 익숙한 구축방식의 재현으로서의 구축이 아니라, 개념으로써의 구축방식을 정하고자 하였다. 이로써 건축은 개별 부재 하나 하나를 실현하는 기술과 구조방식에 의해 투사된다. 형태는 다만 그 구축의 결과물이다.

조건, 실험
도시에 대해 건축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늘 가지고 있다. 건축주와 계약관계 속에서 작업의 기회가 주어지는 건축가가 과연 도시문제에 얼마나 적극적일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자성이다.
우리 도시의 성장통을 근거리에서 관찰하면서, 현재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적절하게 개입하여 도시 성장을 건강하고 연속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작업의 시작은 주어진 현실의 조건에서 잠재된 가능성을 찾는 것에서 출발하였고, 그 속에서 작업의 주제가 잡히면 그것을 가장 단순하고 명료하게 구축하고자 하였다. 그러다 보니 각각의 상황과 조건에 맞는 새로운 재료와 구조, 그에 따른 구법과 디테일을 찾고자 고민하게 되었다.
이는 외부적으로는 도시에서 건축물로 향하는 질문이었고, 내부적으로는 공간적이고 건축적인 구축의 방법에 대한 탐색의 과정이었다. 두 힘의 가운데에 건축의 형상이 놓여있다.

 

 

Gangnam, Village
Shortly after I opened my own firm, I carried out a series of renovation projects in Sinsa-dong and Nonhyun-dong. All of them were renovation project to transform an old house into office or office into shop and hair salon. Carrying out these projects, I could have a chance of taking a close look of inside of Gangnam area. There, narrow roads of four to six meter width are directly connected to eight-lane Dosan Street, multiplex housings are densely packed, and serious complaints and parking problems are just a routine. On the other hand, change of building use and illegal extension was rampant due to excessive increase of land price. Like this, villages in Gangnam have undergone rapid change. As commercial area penetrates into quiet residential area, old houses are rapidly converted or demolished giving way to new buildings. Small lots of previous development were randomly combined as commercial area grew to become huge ones. But, at the same time, small lots excluded from lot combination still remain among big buildings. Now, relying on the increase land price and rent, those small lots pursue high density on their own.
Though three commercial buildings in Dogok, Yeoksam, and Nonhyun are all located in Gangnam, they were facing a bit different urban situations; Dogok site at the junction of main streets, Yeoksam site at commercial area of inside of block, and Nonhyun site at the edge of residential area and commercial one inside of block. It seemed as if the section of Gangnam block were observed from outside to inside.
Dogok office site was not that big considering traffic flow at the junction of 30m and 25m-wide streets which the building faces. Though the client thought of redevelopment, it was difficult to effectively increase the building size through new development considering 3 meter setback for aesthetic control area and 50% of building coverage ratio, and the project changed as remodeling of old existing building accordingly. On the other hand, Yeoksam commercial building was considered for remodeling at first and later it changed as redevelopment. Though the client thought of renovating the existing multiplex housings into café or restaurant in order to reduce initial development cost, in terms of structure, it was very difficult to convert four-story wall system building to commercial facility with large open space. In addition, as the site has an advantage of relatively easy payback of development cost and disposal of building due to its locational merit at the inner saturated commercial area of Gangnam station block, reconstruction was better choice in spite of small lot size, just about 175㎡. Most buildings around it were remodeled or demolished around the same time.

Designing a small commercial facilities of 300 to 990㎡ in the back street of Gangnam where economic logic surpasses other spatial values, most of all I had to make it sustainable. The characteristic of the building was decided in ever-changing and growing condition of the fierce survival of the fittest, and it was necessary to find more appropriate and competitive solution. In that sense, I asked myself about conflict with surrounding context, rental space mix and program prediction, and circulation planning and building skin.

Quick, Light
As commercial area grows, time is cost. Thus it is required to shorten the design and construction time of most commercial buildings. In the early design stage of all three projects, I tried to reduce it and dry construction technique was discussed as it takes less. Steel structure was chosen in the early design stage of Yeoksam building. Though steel-frame work relatively increases the cost, shortened time could cancel out it by decreased bank interest and increased earnings from leasing. Also a franchise restaurant confirmed to move in was independently planning a large interior work after completion. Thus architectural work covered only structure, skin and circulation. First, I tried to approach by using repeated module of simple steel frame box. Skin showing structural members intentionally was to become direct characteristic. Other materials for curtain wall used as the skin were all uniformly worked by metal like structure.
As Dogok office was renovation project, steel cantilever structure was considered to show the distinction between existing building and addition. I expected to encourage conversation between the past and present by overlapping the massiveness of existing building with light and transparent steel frame skin. Though I have no idea whether the existing building has architectural value or not, it was glad to make a building function sustainably in urban level, which has endured urban transformation at the same position for 25 years. Here, it would be better to accept the existing building and take a gesture as light as possible.
On the other hand, in Nonhyun Limelight Music Consulting, I had to mediate a conflict caused by its intervention into the existing residential area. Brick was used like surrounding buildings but steel structure was partially applied. Though steel structure was used to solve the structural problem of stair-like mass due to height limits, I thought that its use could include a clue of change in the massive existing brick building. With translucent glass box, columns in parking lot, and details of metal support for bricks, I tried to make an expression which is a bit different but not overwhelming the surrounding context.

Metal can be used to make a thinner and lighter architecture. Physically making the materials and structure of a building lighter can make the building seem visually weightless like an abstract object. Metal hence becomes a rational choice for architectural design, but also a means to establish a dematerialized building.

Actually, some previous works have shown interest in dry construction technique which is quick and light. Yongin Residence (2010) and Ginseng Warehouse (2012) belong to this case. The potential of wooden house built by speculators in residential area of new town was applied to Yongin Residence. They have structure of wooden part on the concrete base of the first floor, which could save construction cost by applying wooden structure that is light and easy to manufacture even to the exterior. But Ginseng Warehouse was built by light-weight steel frame structure. Frame work was completed in a day by prefab system, and all field works including roof truss were assembled by screw bolt. Cladding is also finished by corrugated metal sheet with screw joint, synchronizing connection type of structure and cladding. Potential of fast and light construction could be learned from two cases. When solution of detail joining members, unification of material and structure system, and internal spatial system are adjusted by one integrated principle, several issues at different levels could be clarified.

Tectonics
I think the difference of wet construction technique of concrete and masonry and dry construction technique of steel frame and wooden structure is consideration about connection problem. Of course, concrete building also has to solve connection problem but frame construction system like steel frame and wooden structure has to cope with the question of ‘Tectonics’ in connection and fabrication of members. A building is constructed not by a mass as a design but by fabrication system of each member. Skin is nothing but a plane projecting the structure and form is only the result of construction.
Tectonics lies on the process of making architectural components by means of material and its module and then realizing a building by establishing structural system. The process expands from small thing to big one and the way of construction itself plays an important role in architectural expression.
Though construction ends up being secondary when architecture remains in the dimension of typology and symbol, construction in architecture has not only substance but also power to represent envelope of a building reflecting the society.
I tried to build a relationship with city by constructional expression of building through quotation and translation of material and type found by observation of everyday life. My intention was to define construction method as concept rather than reproduction of familiar way. In this way, a building can be projected by technique and construction system realizing individual members of building. Form is just the result of the construction.

Condition, Experiment
I always ask myself what architects can do about city issues. On the one hand, it is a question about how urban problems can be actively dealt with by architects who can take a chance of business through the contract relation with the client, and on the other hand, it is introspection about the necessity of strategic approach. Closely observing the growing pain of our cities, I wanted to make them grow in a sound and continuous way by frankly recognizing current situation and intervening with appropriate pace. The work started from finding potential out of real condition and once the subject of work is decided, I tried to construct it in the simplest and clearest way. And then, I came to think of new material and structure suitable for each situation and condition, and construction method and details to realize them.
Externally, this was a question heading for architecture from city, and internally it was a process to find method of spatial and architectural construction. The form of the building lies in between two for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