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 문화역서울284. 모든 방에는 이야기가 있다
 

건축은 예술가의 손에서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되고 자라나는 것이라 믿는다. 건축가는 일상의 삶을 정리하고 새로이 조직해 건물을 만들어내지만, 건물은 다시 삶 속으로 돌아가야만 그 생명을 얻고 의미를 가진다. 건물이 완공되어 건축가가 현장에서 멀어질 즈음, 그 공간에서는 진짜 스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예전 프로젝트들을 오랜만에 다시 카메라에 담았다. 아무리 근사했던 작업도 사용자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점유하고 확장하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는 여지없이 시간의 때가 묻어있다.
또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은 빈 땅이 아니라 처음부터 삶의 현장과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집이 고쳐져 있는 모습, 정리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 시간이 정지된 채 멈춰있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새 작업을 위한 철거에 앞서 어딘지 모를 에너지가 숨쉬는 그곳을 어떤 식으로든 담고 싶었다. 그들이 만드는 삶의 모습은 그리 아름답진 않았으나 늘 흥미진진하다.
이런 에너지들이 모여 도시는 꾸려져 간다. 허물고 다시 쓰고 새로운 꿈을 꾸고 시간이 더해지고 공간을 채워가며 이러 저러한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모든 방에는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