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 이루갤러리. 근.원.원.근.
 

건축 작업은 책상 위에서 가깝게 고민하지만, 멀리 떨어진 현장에서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구축된다.
지금 고민한 것은 먼 훗날 지어지고, 오래 전 고민했던 대상이 어느 순간 실체가 되어 눈 앞에 나타난다.
건물은 전체를 인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그 실체는 늘 부분으로 손으로 만져질 수 있을 만큼 가깝게 존재한다.
건물은 내가 위치하고 바라보고 있는 거리에 따라 그 모습과 성격을 달리한다.
다른 시간, 다른 거리에서 건물은 언제나 새롭게 정의된다.
예전에 작업한 건물의 사진을 re-framing 한다.
아주 가까이 다가가 확대하고 잘라냄으로써, 원래 공간의 성격을 의도적으로 지우고 그것의 물성적 성격만을 이미지로 담아낸다.
재료와 재료가 만나 만들어지는 접면은 프레임의 구성에 따라 화면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잘라내고 지워내는 프레임을 통해서 인지되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이 드러난다.
대상은 스케일에 따라 스스로를 추상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