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 SA한강. Track Trace Trigger
 

TRACK:
수직 집적의 아파트도시 서울에서 한강은 수평적으로 확장된 오픈 랜드스케이프로 존재한다. 여기에는 도심에선 찾기 힘든 거대 오픈스페이스, 느리게 움직이는 유람선, 강변을 따라 연속된 자전거도로 등 도시의 문화/레져 공간으로의 성공적 변모를 꿈꾸는 크고 작은 많은 시도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강변 인프라들은 도시와 랜드스케이프 사이의 긴밀한 연결에는 오히려 구조적 한계로 존재하고 있고, 변화하는 랜드스케이프의 동력은 도시에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앞으로 지속된 노력이 있다면 강변은 보다 나은 공간으로 변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수변공간을 얼마나 좋게 바꾸느냐의 문제보다, 그것을 도시와 어떻게 관계 지우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TRACE:
모든 TRACING의 과정에는 밑그림에서 남겨지는 것과 지워지는 것이 동시에 생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엇이 어떻게 더하여지고 제하여지냐이다. 스스로 변화하며 성장해가는 한강을 여러 레이어로 분리하여 면밀히 관찰하였다. 그리고 TRACE를 만들어내는 인자들의 의미발견과 더불어, 그것들의 새로운 시나리오를 탐색하였다.

TRIGGER:
도시와 랜드스케이프는 단지 확정적 결론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장기간에 걸친 단계별 계획과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시간에 따라 성장하는 모델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구체적 시설을 디자인하고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 하기보다는, 약간은 느슨하게 FRAMEWORK만을 제안하고 그 자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장하며 내용을 채워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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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다른 도시의 강들과 동일시 될 수 없는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서울 공간구조에서 강의 위치, 여느 도시강과 비교도 안될 만큼의 거대스케일, 기후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수위 상황 등 많은 면에서 그러하다.
그렇기에 강변에 많은 프로그램을 밀집시키고 막연히 도시중심으로 잘 작동되길 기대하기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고, 강변 이쪽 저쪽에 문화시설들이 밀집되어 쉽게 강을 넘나들며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는 유럽의 강들과도 태생적으로 현저한 차이를 드러낸다.
그렇다면 수많은 아파트들로 둘러싸여 있는 현재 한강의 모습에서 기대할 수 있는 도시적 역할과 잠재력은 무엇일까.

스튜디오 작업은 거대 전제를 가지고 미시 대상지를 관찰, 분석하고 제안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전형적인 아파트지구의 근린적 성격이 강한 이촌지구를 가까이 살피면서 고민한 주제들은, 다시 한강의 다른 대상지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제안은 프로세스와 방법론이므로, 이는 지역적 특징에 따라 변형, 발전되어 진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한강에는 많은 트랙들이 존재한다. 도시를 신속하게 연결하는 강변고속화도로는 물론, 강변을 따라 40여km가 연속된다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또 그 도로들에 접하여 나란하게 배열된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트랙들은 너무 고정적이고 확정적으로 다루어져 있다. 그것들은 마치 도시의 개발방식처럼, 도로를 따라 필지를 나누고 프로그램들이 각각의 영역을 칸칸이 채우고 있다. 또 그에 따라 식생과 바닥재질도 균질한 면을 규정하여 성장할 여지가 없는 고정된 모습이다. 그로 인해 한강은 강을 따라 변화 없는 지루한 경험을 만들어 생동감 없는 공간이자, 요소들 간의 관계성이 없는 불연속적인 공간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강의 미세한 움직임들에는 현재의 트랙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려는 힘의 벡터들이 존재한다. 공원의 단조로운 트랙은 인근 아파트지구 내부의 상가들의 도시적 흐름과 이미 연속적으로 경험되고 있으며, 공원 내부에서도 사용자는 규정된 영역을 넘어, 수풀 사이로 새로운 길을 만들기도 하면서 스스로 트랙을 재규정한다. 즉 트랙은 강을 따라 단지 평행하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관된 도시조직과 잠재된 가능성으로 사용자에 의해 확장,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 구체적 프로그램들도 시대와 계절에 따라 그 요구가 변화하고 있으며, 같은 공간도 사용자에 따라 그 의미가 불확정적이다.
그리고 고정되었다고 생각한 공원의 지면에는 강물이 범람하면서 지형을 타고 들어와 지형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변형이 일어나기도 하고, 식생은 한정된 경계면을 넘어 서로 번지고 섞이고 넘나든다.
이미 한강에서 TRACK은 사용자와 interactive한 관계를 설정하면서 많은 TRACE 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강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 한강자체의 TRACE를 잘 받아들여 끊임없이 스스로 트랙을 생성하게 하는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프로그램과 랜드스케이프가 서로 구분 없이 하나의 문법으로 성장,변화할 수 있는 체계를 제안한다.
즉, 프로그램을 담는 장치(PROGRAM CONTAINER)로서의 바닥 상황(GROUND CONDITION)을 제안한다. 콘크리트, 벽돌, 잔디, 보리, 코스모스 등이 서로 엮이며 하나의 체계를 구축하고, 사용자의 TRACK만이 그 사이 사이에 존재한다.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랜드스케이프가 성장/소멸하면서 그에 따라 새로운 트랙이 생성될 수도 있고, 불확정적으로 남겨놓은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욕구에 따라 하시라도 채워지고 비워지며,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읽힘이 가능하다.
또한, 이 메카니즘은 강변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도시 내부로 확장, 재규정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한다. 인근 지역의 도시패브릭 성격에 따라 새로운TRACK의 고리(LOOP)들을 만들면서 확장되거나, 도시 내부의 근린공원이나 공공시설의 오픈스페이스들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할 수 있다.
메카니즘이 접하게 되는 대상지의 지형이나 도시 패브릭, 지역적 특색에 따라 다르게 적용/적응할 것이며, 이는 지구마다의 작은 차이를 드러내 거시적으로 연속적이지만 다양한 강변공간을 만들어낸다.

변화하는 TRACE에 따라 사용자에 의해 끊임없이 재생성되는 TRACK은 강과 도시를 관계 맺는 우리의 기본 전략이다. 변화에 의해 공간의 의미가 지연되고, 사용자 스스로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을 통하여 한강이 도시서울에게 의미를 재생산하는 시적인 경험 공간이 되어가길 기대한다.